코리아 컬처 리더 / 박미서 다란채 대표 전통 한식 디저트 시장에서 장인 정신을 가지고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컬처 리더가 있다. 다란채 박미서 대표는 우리나라 전통 다과도 서양의 디저트처럼 세계 어디에서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먹거리로 정착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맛과 정성은 물론 건강까지 챙기는 K-FOOD 디저트의 매력에 빠져보자.Editor 이호택 Photographer 김성호 Video 황태혁 그는 ‘평범함 속에 비범함’을 찾아냈다. 취미로 시작한 한식에 빠져들며 전통 혼례 음식, 떡을 만드는 과정까지 배우게 됐다. 가치 있고 소중한 우리 문화인 전통음식이 점점 사라져 간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전통 한식이 여타 음식보다 시간과 노력이 훨씬 많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깊이 있는 맛의 철학이 그 안에 담겨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지난 4월, 신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 ‘다란채’는 전통 한과를 즐길 수 있는 트렌디한 카페로 성업 중이다. 다란채 박미서 대표는 공방 위주로 운영되던 전통한과 전문 센터를 좀 더 대중에게 다가서기 위해 카페로 전환했다. “이제 오픈 2주를 넘어서고 있지만 벌써 단골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밝게 웃는 박 대표의 표정에서 희망과 열정이 느껴졌다. 스피드 시대, 오히려 빛을 발하는 전통 미학 “다란채는 ‘여러가지 다채로운 색을 가지고 있는 집’을 의미합니다. 전통 먹거리의 현대화에 제가 지향하는 바를 담은 이름이죠. 저는 전통 먹거리와 간식을 우리 손으로 직접 정성껏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고, 건강하게 마실 수 있는 전통 음료를 만들고 있습니다. 소중한 옛 것을 살리되 요즘 사람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전통음식을 만들고 싶어 다란채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공장에서 찍어내듯 나오는 다양한 먹거리와 프랜차이즈가 주도하는 유통망은 사실 음식 하나에도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 우리네 전통 음식과는 결이 다르다. 박 대표의 전통 다과는 이런 트렌드를 과감히 탈피하는 역발상에서 출발한다. 예전 우리 할머니들이 직접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만들었던 식혜와 수정과, 직접 고아서 수차례 끓이고 졸이는 과정을 반복해야 진정한 효능이 나오는 탕약은 말 그대로 장인정신이 없으면 만들어질 수 없는 전통의 ‘작품’들이다. 박미서 대표는 이런 전통 다과의 철학을 살리면서도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는 맛과 디자인을 통해 진정한 한식 대중화를 이끌어내고 싶다. 조리과정이 조금은 느리고 불편해도 그 안에 진정한 정성이 들어가고, 맛은 물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느리지만 가치 있는 음식’이 바로 박미서 대표가 추구하는 전통 다과에 대한 철학이다. “요즘은 혼례 문화도 점점 간소화되면서 전통의 색깔이 많이 사라졌어요. 혼례 음식을 보면 정성이 많이 들어간 만큼 건강에도 좋고, 보기에도 아름다운 음식이 많은데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죠. 소중한 전통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이런 소중한 문화를 다시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죠. 전통 한식 고유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이것을 잘 풀어서 누구나 자연스럽게 먹을 수 있고, 예쁘게 포장해서 선물도 할 수 있는 제품으로 변화를 시키자는 생각이 다란채의 출발이 됐습니다.” 다란채의 대표 제품은 ‘도라지정과’와 ‘대추고’가 있다. 도라지정과와 대추고는 슬로 푸드(slow food)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시간과 정성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일례로 도라지정과는 좋은 도라지를 선별해 전통방식으로 졸이고 끓이고 휴지 시키는 과정을 반복해서 하나의 제품이 나오기까지 3일이 걸린다. 최소한 72시간을 투자해야 비로소 도라지정과 완성 직전의 제품이 나온다. 대추고는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은 슈퍼푸드이다. 면역력을 높이고 혈액 순환에 도움을 주며 현대인의 고질병인 수면 장애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도라지는 기관지와 폐에 좋아서 코로나19 시대에 면역력 강화를 위해 꾸준히 섭취해야 하는 필수 작물이다. “다란채를 기반으로 전통을 알리면서도 정직한 먹거리를 만든다는 철학을 고수하고 싶습니다. 내가 잘된다고 해서,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이 있다고 해서 그 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장인의 자존심과 고집을 갖고 전통의 맛과 정성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평범함 속에 비범함, 전통 다과의 장인을 꿈꾸다 한국의 컬처 리더를 꿈꾸는 박미서 대표이지만 처음부터 원대한 포부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극히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고, 남들처럼 직장생활을 하며 소소한 일상을 살아왔다. “학창시절을 기억해보면 정말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리더십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늘 학급에서는 중간이었죠. 친구들도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며 모나지 않은 학창시절을 보냈어요. 큰 꿈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졸업 후에는 유통회사에 입사해서 사무직으로 일했어요. 너무도 평범했던 일상의 작은 변화였다면 요리에 취미를 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이었죠.” 결국 그는 ‘평범함 속에 비범함’을 찾아냈다. 취미로 시작한 한식에 빠져들며 전통 혼례 음식, 떡을 만드는 과정까지 배우게 됐다. 가치 있고 소중한 우리 문화인 전통음식이 점점 사라져 간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전통 한식이 여타 음식보다 시간과 노력이 훨씬 많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깊이 있는 맛의 철학이 그 안에 담겨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너무나 좋은 전통음식이 많은데 인스턴트 음식이나, 보기에만 예쁜 요리들에 길들여져 있는 현대인에게 선택 받지 못하고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전통 음식을 접하며 자신이 느끼고 깨달은 사실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음식 하나도 좋은 재료로 집에서 정성을 들여 만들면 분명히 더 맛있습니다. 저 역시 음식을 만들어 여러 사람과 나눠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 따뜻한 마음이 음식의 출발이 돼야 합니다. 제가 전통 한국 요리를 배우면서 느낀 것을 사람들이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좋은 것을 함께 서로 나누며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이런 마음을 조금 길게 가져가 보고 싶었고, 평생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리잡았어요. 이제는 ‘장인’이라는 말이 결국 제가 듣고 싶은 말이 됐습니다. 향후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그 길을 위해 느리더라도 진정성 있게 하나씩 만들어가 보고자 합니다.” 박미서 대표가 전통 한식과 전통 다과의 길에 접어든 지 햇수로 5년이 넘어가고 있다. 조금은 늦은 출발이었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고 그만의 길을 닦아 나가고자 한다. 오프라인 카페의 시작도 이러한 전통 다과 대중화의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뷰 중에도 끊임없이 손님이 들어섰지만 그때마다 박 대표는 기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오는 손님을 정성을 다해 맞이했다. 다행히도 고객 반응은 매우 좋은 편이다. 고객들은 이런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박 대표가 직접 다 만든다는 사실에 놀라고 감동을 받는다는 후문이다. 대량 생산, 공장화 시스템을 통해 생산되는 음식에 익숙한 고객들은 한식 다과가 직접 작업장에서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확인하며 그 자체가 곧 제품의 신뢰로 이어지고 있다. 박 대표는 고객이 맛을 보고 “역시 직접 손으로 만드는 음식이라서 맛이 다르다”고 칭찬해줄 때, 자신의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며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대중화 · 세계화 위한 전통 한식의 새 길 궁극적으로 다란채의 목표는 한국의 전통 다과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디저트로서 대중화하고, 나아가 세계시장에 한국 전통 디저트를 알리는 일이다. 여전히 많은 과제가 산재해 있다. 보완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다. 젊은이들은 옛 것에 대한 향수가 기성세대처럼 추억 속에 자리잡고 있지 않다. 그들을 위해 전통성에 대한 가치뿐만 아니라 새로운 인식 저변을 만들어주기 위한 코디네이트 작업 또한 필요하다. 해외 시장의 경우, 외국인들은 식감에 예민한 편이다. 그들에게 익숙한 식감으로 접근할 필요성도 있다. “외국인들은 우리의 ‘떡’ 하면 끈적하고 질긴 식감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들이 선호하는 비스킷처럼 바삭한 식감의 전통 한과도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해요. 우리 젊은 세대는 한과라고 했을 때, 넙적하고 길쭉한 명절음식, 예쁘거나 다채롭지 않은 다소 촌스러운 음식이라는 인식이 있어요. 포장 하나에도 손이 가도록 감각적이고 다채롭게 만들고, 전통성을 유지하되 식감과 디자인은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는 디저트에 쌀가루를 활용해 맛은 물론 건강까지 모두 챙길 수 있는 것은 한국 전통 디저트의 강점이라고 강조한다. 고무적인 것은 박 대표와 같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좋은 시장 반응을 얻고 있는 곳도 많다. 하지만 모두 함께 협심해서 큰 문화를 만드는 영향력에서는 아직도 미흡한 편이다. 함께 만들어가고 때로는 선의의 경쟁도 하며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궁극적으로 전통 한식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그는 확신한다. 박미서 대표 역시 스스로를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현재 사이버대학을 통해 학업을 병행하며 식품 전공 교육을 받고 있다. 올 가을 학부를 졸업하면 조리서비스경영학 관련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다. “다란채를 기반으로 전통을 알리면서도 정직한 먹거리를 만든다는 철학을 고수하고 싶습니다. 내가 잘된다고 해서,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이 있다고 해서 그 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장인의 자존심과 고집을 갖고 전통의 맛과 정성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에게 ‘초심’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중요해요. 제가 처음 전통 한식을 배우고 익히고 정성을 다해 만들어 대접했던 그 초심으로 전통 음식의 대중화를 위해 끝까지 정진한다면 그것의 계승은 물론 대중화와 세계화도 불가능한 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박미서 대표가 꿈꾸는 전통 한식 디저트 세계화의 꿈이 잘 익은 대추처럼 이제 막 영글어가고 있다. “본 기획 취재는 국내 콘텐츠 발전을 위하여 (사)한국잡지협회와 공동 진행되었습니다.” # 다란채 제품 둘러보기https://www.leaderpiamall.com/daranche